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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처럼 믿어온 생명과학을 뒤집다, 『당연한 것은 없어』 (이고은, 창비)

염증·지방·산소까지 다시 묻는 청소년 생명과학 교양서

한성욱2026년 5월 7일 오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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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은 없어.jpg출판사 제공

우리는 너무 익숙한 것들을 쉽게 당연하다고 믿는다. 염증은 몸에 나쁜 것이고, 지방은 줄여야 하며, 식물은 가만히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명과학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면 그 상식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당연한 것은 없어』는 바로 그 흔들림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창비 청소년 교양 시리즈 ‘발견의 첫걸음’으로 출간된 『당연한 것은 없어』는 현직 생물 교사 이고은이 쓴 청소년 생명과학 교양서다. 저자는 익숙해서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과학 상식을 다시 질문하며,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 간다.

책은 “식물은 정말 수동적인 존재일까?”, “산소는 몸에 무조건 좋을까?”, “포식자는 나쁜 존재일까?” 같은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흔히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염증도 사실은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꺼내 드는 생존 전략이며, 지방 역시 단순한 저장 물질이 아니라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작품은 단순한 과학 정보 전달에 머물지 않는다. ‘모든 생물에게 아버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사례를 통해 생명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분법적 기준이 자연에서는 쉽게 무너진다는 점도 반복해서 짚는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정면으로 건드린다. 진화를 ‘더 뛰어난 방향으로 발전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시선, 인간의 기준으로 다른 생물을 평가하는 태도 등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물고기를 단순히 멍청한 존재로 보는 인식 역시 인간 중심적 판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책 곳곳에는 토론형 질문도 함께 실렸다. ‘비만을 개인의 게으름 문제로만 볼 수 있을까’, ‘노화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까’ 같은 질문은 과학을 단순 암기 과목이 아니라 사회와 연결된 사고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저자 이고은은 서울대학교에서 생명과학과 생물교육을 공부했으며,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다. 『생명과학 뉴스를 말씀드립니다』로 창비청소년도서상을 받았고,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등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다.

당연하다고 믿었던 문장 하나를 다시 의심하는 순간, 익숙했던 세계도 조금 다른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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