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AI로 돌아온 발 킬머… 『As Deep as the Grave』 예고편 공개
고인을 스크린에 소환한 기술… 할리우드 윤리 논쟁 다시 불붙다
할리우드가 다시 한 번 논쟁의 중심에 섰다. 고인이 된 배우 발 킬머를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재현한 영화 『As Deep as the Grave』의 예고편이 시네마콘에서 공개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작품은 시대극 형식을 바탕으로 미국 초기 여성 고고학자의 실화를 다룬다. 발 킬머는 극 중 가톨릭 사제이자 영성가인 핀탄 신부 역으로 캐스팅됐으나, 생전 건강 악화로 촬영에 참여하지 못했다. 제작진은 그의 유족과 협력해 기존 영상 자료와 AI 기술을 결합, 완성된 영화 속에 그를 등장시키는 방식을 선택했다.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다양한 모습의 발 킬머가 등장한다. 한 장면에서는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또 다른 장면에서는 유령 같은 존재로 나타나며 극의 분위기를 이끈다. 짧은 대사 한마디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제작진은 이번 작업이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연출을 맡은 코에르테 부히스 감독은 “이 영화는 애초에 발 킬머를 중심으로 설계된 작품”이라며, 그의 정체성과 삶의 배경이 캐릭터에 깊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킬머의 가족 역시 프로젝트에 적극 협력했으며, 딸 메르세데스 킬머는 “아버지가 원했을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AI 기술이 배우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고인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방식은 윤리적 경계에 대한 질문을 다시 끌어올린다. 제작진은 배우 조합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졌다고 밝히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기술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고, 그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As Deep as the Grave』는 단순히 한 배우를 스크린에 되돌려놓은 사례를 넘어, 영화가 어디까지 현실을 재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앞으로 이 선택이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논쟁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