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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 『특종, 소문에 휩싸인 학교』 (멜리사 다소리, 정다은 옮김, 개암나무)
학교 신문부에 들어간 소녀의 흔들림과 성장으로 미디어 윤리를 묻는 어린이 동화
출판사 제공
뉴스와 소문이 뒤섞여 빠르게 퍼지는 시대에는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꾸며진 이야기인지 가려내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 자극적인 이야기일수록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사실을 전하는 일과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만드는 일의 경계도 흐려졌다. 어린이들 역시 이러한 미디어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만큼, 진실과 책임의 문제를 일찍부터 고민할 필요가 커졌다.
개암나무가 펴낸 『특종, 소문에 휩싸인 학교』는 바로 그 문제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낸 동화다. 새 학년을 맞아 학교 신문부에 들어간 주인공 그레타가 친구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더 좋은 기사를 쓰고 싶다는 마음에 기삿거리를 조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따라간다. 처음에는 선한 의도라고 여겼던 행동이 예상하지 못한 상처와 혼란으로 이어지면서, 그레타는 ‘진실을 전하는 일’의 무게를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낯설지 않다. 그레타는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친구들은 축구부와 학교 임원 활동에서 각자 제 몫을 또렷하게 해내고 있었다. 반면 자신은 기사거리 하나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조급함에 흔들렸다. 결국 그레타는 직접 기사가 될 만한 일을 만들기 시작했고, 선한 행동이라면 조금 꾸며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자기합리화에 기대게 됐다. 그러나 그 선택은 절친 이저벨에게 상처를 남기고, 그레타 자신도 외면할 수 없는 책임 앞에 서게 했다.
작품은 미디어 윤리라는 묵직한 주제를 단순한 교훈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야기라면 어떤 방식이든 괜찮은지, 선한 의도가 있다면 사실을 비틀어도 되는지, 독자 스스로 질문하게 만들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오늘날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미디어 환경이 안고 있는 문제까지 자연스럽게 비춰 보인다는 점도 눈에 띈다.
친구 관계와 사춘기 고민을 섬세하게 담아낸 점도 이 책의 강점이다. 브래지어 착용이나 생리용품 문제, 생리 기간의 체육복 같은 현실적인 고민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그 과정에서 여자아이들이 서로 기대고 배우며 성장하는 모습도 함께 그려졌다. 경쟁과 비교를 넘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연대하는 힘이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을 이뤘다.
여기에 뻐꾸기시계 속 인형 요정 룰루라는 판타지 장치가 더해지면서 이야기의 호흡은 한층 풍성해졌다. 현실을 피해 숨고 싶은 마음을 상징하는 룰루와, 결국 자기 잘못을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그레타의 대비는 어린 독자들에게 더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잘못을 저지른 뒤 도망치는 대신, 사실을 고백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자기 속도로 나아가는 과정이 이 작품의 감동을 만들었다.
『특종, 소문에 휩싸인 학교』는 결국 ‘좋은 기사’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이야기다. 진실을 말하는 용기, 타인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속도로 성장하는 힘이야말로 아이들이 먼저 배워야 할 가치임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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