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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싸움 말고 생각싸움, 『토론 쫌 하는 중딩이 되고 싶어』 (이현옥, 느낌이 있는 책)

틴트, 스마트폰, 노키즈존까지… 일상 질문에서 시작하는 중학생 토론 수업

한성욱2026년 2월 20일 오후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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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쫌 하는 중딩이 되고 싶어.jpg출판사 제공

“틴트 좀 발랐다고 잡히는 게 말이 돼?” 쉬는 시간에 툭 튀어나온 이 한마디에서 토론은 시작된다. 『토론 쫌 하는 중딩이 되고 싶어』는 교실과 급식실, 단체 채팅방에서 오가는 현실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은 토론 입문서다. 25년 차 현직 중학교 교사 이현옥이 학생들의 ‘날것의 생각’을 정리해, 생활 밀착형 주제로 엮었다.

책은 먼저 토론과 토의의 차이를 짚고, 논제 분석법과 말하기 기본기, 시선 처리와 속도 조절 같은 실전 팁을 간단명료하게 안내한다.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며 ‘그 생각도 일리가 있어’라고 말하는 태도가 토론의 기본”이라는 문장은, 기술보다 태도를 먼저 세운다. 토론을 이기는 법이 아니라, 생각을 세우는 법에 방점을 찍는다.

이어지는 21개 논제는 중학생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 교복 대신 사복 허용, 학교 연애 금지, 노키즈존, 사형제, AI 창작과 인간 복제까지 범위가 넓다. 각 주제는 ‘속닥속닥 DM 톡’ 형식으로 시작해 찬성과 반대의 논거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예를 들어 태블릿 수업을 두고는 “휴대성과 접근성, 멀티미디어 학습 경험”을 강조하는 의견과 “건강 문제와 집중력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란히 제시된다. 독자는 어느 편을 고르기 전에, 내 생각의 근거를 먼저 점검하게 된다.

이 책이 겨냥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찬반 토론은 지식 암기를 넘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힘을 길러준다”는 선언처럼, 토론을 말솜씨 경쟁이 아닌 사고 훈련으로 돌려놓는다. “반박시 니말이 맞음”이라는 익숙한 문장을 두고, 존중과 회피의 경계를 묻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논쟁을 피하는 대신, 이유로 말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제안이다.

『토론 쫌 하는 중딩이 되고 싶어』는 토론을 특별한 재능의 영역에서 끌어내려, 누구나 연습할 수 있는 ‘생각의 습관’으로 제시한다. 말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끝까지 듣고 다시 생각하는 학생이 되는 법. 교실 안팎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현실 토론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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