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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승인 없이 북한 소설 반입해 출판, 민간단체 이사장 벌금 200만원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항소심 일부 무죄…1심 300만원에서 감액

장세환2025년 12월 19일 오후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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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jpg법원 전경

정부 승인 없이 북한 문학작품을 국내로 들여와 출판한 민간단체 이사장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 정익현 이사장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 선고한 벌금 300만원보다 액수가 줄었다. 항소심은 일부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며 고의 인정 범위를 좁혔다.

사건의 쟁점은 북한 서적과 콘텐츠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통일부 승인 절차를 거쳤는지, 그리고 그 위반에 고의가 있었는지였다. 남북교류협력법은 남북 간 물품을 반출·반입할 때 거래 형태와 대금 결제 방식 등을 포함해 통일부 승인을 받도록 규정한다. 법원은 해당 서적과 저장매체가 사실상 북한 물품에 해당하는지, 중국 업체가 개입한 구조가 승인의무를 바꿀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따졌다.

검찰이 제시한 범위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통일부 장관 승인 없이 3차례 북한 소설책 또는 소설이 담긴 USB를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았다. 중국 업체를 중개인으로 두고 북한 저작권사무국과 계약을 맺은 뒤 ‘동의보감’, ‘고구려의 세 신하’ 등 22종을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20년 1월 승인 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동의보감’을 권당 2만5,000원에 판매한 정황도 조사됐다.

정 이사장은 재판에서 “중국 물품이지 북한 물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중국을 “경유지에 불과”하다고 봤고, 승인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절차가 지체되자 반입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출판을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을 근거로 1심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판단을 일부 달리했다. 항소심은 정 이사장이 2018년 7월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중국 중개업체 사장으로부터 북한 소설책 9권을 수령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이미 국내에 적법하게 반입된 책을 건네받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부분이 무죄로 정리되면서 전체 벌금도 200만원으로 낮아졌다.

또 항소심은 정 이사장이 국내 출판 승인을 받기 위해 6일 뒤 통일부에 반입 승인 신청을 한 점을 근거로, 일부 행위에 대해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다만 승인 없는 반입과 출판 시도 자체가 법령 체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남북 교류 영역에서 출판물이 ‘물품’으로 취급되는 방식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엄격히 적용되는지는 계속 논쟁 지점으로 남았다.

교류의 이름으로 포장된 출판이라도, 승인과 절차를 건너뛰는 순간 법의 문턱 앞에 멈춰 선다. 아무리 남북 교류라 할지라도 법을 어기는 출판이 생겨나서 안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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