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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요 가사 무단 인용 논란, 『세상에 지지 말아요』 판매 중단하기로
출판사 “동의 생략·저작자 표기 누락” 인정, 회수·폐기 절차 착수
민중가요의 제목을 그대로 쓴 책, 세상에 지지 말아요
민중가요 제목과 가사를 창작자 동의 없이 책에 사용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도서 『세상에 지지 말아요』 출판사가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출판사 대표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편집 과정에서 가사 인용에 필요한 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통 물량은 판매처 주문 중단과 함께 단계적으로 회수 절차에 들어간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작가와 출판사 대표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번 논란은 ‘광장의 노래’를 책의 구성 요소로 옮기는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권리가 어떻게 다뤄졌는지로 모였다. 책은 탄핵광장과 퇴진광장에서 분출된 시민의 열망을 메시지로 삼고, 시민들이 함께 불렀던 민중가요와 K팝 일부를 각 파트의 제목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 측은 각 파트에서 노래 가사가 함축하는 의미를 저자의 현장 경험과 연결해 재구성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출판사 대표는 입장문에서 가사 인용의 사전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원저작자 표기에서도 누락이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출판사는 문제 제기를 “건강한 비판”으로 받아들이며 사과 의사를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의도 설명이 아니라, 출간 이전에 확인돼야 할 동의와 표기 절차가 빠졌다는 점에 있다.
출판사가 밝힌 후속 조치는 공급 중단과 회수다. 출판사는 15일부터 판매처의 주문을 받지 않고, 인터넷 서점 등 유통업체에서도 판매가 멈추도록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서점으로 유통된 도서는 회수에 나서며, 출판사가 보유한 재고와 회수분은 폐기를 원칙으로 하되 관련 단체가 원할 경우 기증도 검토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저작권 사용료 지급 계획도 포함됐다. 출판사는 책에 언급된 민중가요에 대해 사용료를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개별 창작자 또는 관련 모임과의 소통을 제안했다. 다만 출판계에서는 사후 보상과 별개로, 가사 전문 수록 여부와 인용 범위, 권리자 동의 여부는 출간 전 단계에서 점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소와 연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민중가수 지민주 씨는 자신의 창작곡 ‘세상에 지지 말아요’ 가사 전문이 동의 없이 수록돼 출판·판매됐다는 취지로 출판사 대표와 작가를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중가수와 연구자, 문화예술인들은 저작권 보호와 공정한 이용을 촉구하는 연서명도 진행 중이다. 출판사가 제시한 회수·지급 방침이 논란을 어디까지 정리할지, 수사 결과와 함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노래가 공동의 기억으로 남더라도, 가사는 창작자의 권리라는 원칙은 예외가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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