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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운동을 묻다, 『조직사업 어떡해』 신간 (조용신·누룩북스)

오종렬·강병기 열사의 실천에서 찾은 진보운동의 조건과 방법

언론출판독서TV2026년 4월 29일 오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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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사업 어떡해.jpg출판사 제공

『조직사업 어떡해』는 조직을 고민하는 책이다. 무엇을 외칠 것인가보다, 어떻게 사람을 모으고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를 묻는다. 이 책은 윤석열 정부의 계엄 논란 이후 사회운동에 새롭게 참여하려는 흐름 속에서, 일시적 결집을 넘어 지속 가능한 진보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살핀다.

저자 조용신은 ‘조직사업’이라는 다소 낡고 어려워 보이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운다. 참여와 성과의 효율이 강조되는 환경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 조직사업은 종종 회피의 대상이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조직 없는 운동, 관계 없는 실천이 과연 지속될 수 있는가.

책은 오종렬과 강병기라는 두 인물의 활동을 중심으로 한국 진보운동의 한 흐름을 정리한다. 오종렬은 전교조 창립, 촛불집회, 민족운동과 진보정치 현장에서 조직가로 활동해온 인물이며, 강병기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창립과 농민운동, 진보정당 활동을 이끈 실천가였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영웅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조직을 만들고 유지하는 구체적인 태도와 방식에 주목한다.

『조직사업 어떡해』는 조직사업을 추상적 이념이나 전략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민족간부’라는 개념을 통해 운동을 떠받쳐온 조직가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민족간부는 앞에 서는 지도자가 아니라, 흩어진 열망을 연결하고 실천의 조건을 마련하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저자는 이를 ‘레인메이커’에 비유하며, 조직사업의 핵심이 응집과 지속에 있음을 강조한다.

책은 조직사업이 실패하는 이유도 함께 짚는다. 표현은 높고 실천은 낮아지는 문제, 연대가 구호에 그칠 때 발생하는 소진,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사업 방식 등이 반복되는 한계를 지적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조직사업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조건을 외면하지 않으며, 실패를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학습의 문제로 다룬다.

후반부에서는 조직사업의 실제적인 과정이 다뤄진다. 정치활동의 체계를 ‘하방·선전·교양·조직’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집중된 조직사업이 어떻게 조직을 성장시키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로 풀어낸다. 강병기의 활동을 분석한 보론에서는 지역과 조건에 맞게 사업을 설계하는 방식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조직사업 어떡해』는 투쟁의 열기를 고취하는 책이 아니다. 대신 운동의 고단함을 정면으로 인정하며, 그럼에도 조직이 왜 필요한지를 차분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오늘의 하루가 당장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것이 새로운 세상을 일구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독자에게 요청한다.

이 책은 조직을 고민하는 활동가뿐 아니라, 사회운동에 참여해보았으나 지속의 어려움을 느꼈던 독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할 것인가, 그리고 그 관계를 어떻게 오래 유지할 것인가. 『조직사업 어떡해』는 그 물음에 대한 하나의 기록이자, 실천적 참고서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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